당사자칼럼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법과 예산을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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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0-12 23:40 조회36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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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칼럼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법과 예산을 마련하라
글=정의원 자폐스펙트럼 장애 미술작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지적장애와 통틀어 발달장애로 유형화한 정부의 서비스는 재고되어야 한다.
나는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된 3세 무렵부터 자폐인들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겪어왔다. 어린이집에서는 높은 곳에 올라가 혼자 노는 것이 좋았다. 동네 어린이 놀이시설의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미끄러져 턱을 10바늘가량 꿰메는 일도 있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수업 시간에 교실을 나가 인근 아파트 승강기에서 숫자를 보며 노는 시간도 있었다.
초 중 고등학교를 거쳐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던 때 만난 비장애인 연주자의 지적질을 받았을 때 나는 더이상 피아노를 치고 싶지 않았다. 커피숍에서 약 4년 동안 바리스타로 일을 할 때 말을 잘하는 지적장애 여성이 지적질을 할 때는 더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자폐인이 밥이 되는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 날 한국예술인재단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노래를 하며 드럼을 치는 공연을 기획하기로 하였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그림에 k팝 가수들의 이름이 적힌 낙서그림을 그려 제2회 국민일보 아르브뤼 미술대회에 나가 수상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예술인재단에 미술작가로 등록하기위해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이음갤러리 대관영수증을 모아 증빙자료로 탑재하였다.
사단법인 꿈꾸는마을 대표를 맡고 있는 어머니가 말했다. 어머니 신영미 대표는 "발달장애라는 이름으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를 하나로 묶어 발달장애인법을 만들어 정부 정책을 추진한 것은 입법 당시의 한계였지만 지금은 자폐인들의 출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어 자폐인의 특성에 맞는 생애주기별 서비스가 새로 정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당장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성인 자폐인에 대한 서비스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필요가 있다. 30대 이후 직업을 가진 자폐인들이 살아가야할 생태계가 갖춰지지 않고 있는 것은 문제다. 노벨상 수상하기위해 찾아가야하는 스웨덴 스톡홀름에는 자폐인 미술가를 위한 1인 가구가 제공되고 있다. 자폐인들의 1인 가구 뿐 아니라 자폐인들의 미술공방도 자폐인의 특성을 반영해 조성되어 있다. 외부인들이 자폐인 작가를 만나기위해 찾아올 때는 문화예술센터에서 스탭으로 참여하는 비장애인 예술가들이 자폐인의 의사소통을 돕기도 한다. 의사소통을 할 때는 자폐인의 서툴지만 자연스런 의견을 말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심된다.
30대가 된 자폐인들의 노화증상을 감안해 40세부터는 자폐인을 노인으로 분류해 국가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게 해야 한다. 그래야 자폐인을 고용한 국민일보사 등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40세 때까지 무기계약직으로 자폐인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40세 이후에는 고용문제가 아니라 노인문제로 해법을 찾아야 고용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의견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폐인 생애주기에 따른 일본의 국가서비스 사례를 충분히 비교해 보는 것이 좋겠다. 한국은 발달재활서비스, 특수교육대상자서비스, 청소년발달장애학생 방과후서비스, 발달장애인 부모상담지원사업, 발달장애인 가족휴식지원사업 등을 제공하고 있으나 자폐인의 특성에 따른 서비스 제공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월 15일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전국장애인단체의 행사에서 만난 재활협회의 한 관계자는 "자폐인들의 특성에 맞는 제도와 예산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공감을 표시하였다.
결론적으로 정부는 자폐스펙트럼 특성에 맞는 법과 예산을 마련해 자폐인 국가책임제 시스템을 갖춰 국가예산을 배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폐인 출현율의 증가추세에 맞춰 수백억원을 들여 발달장애인 관련 시설을 만드는 것보다 프로그램 예산을 늘리고 자폐인 1인당 연간 예산을 자폐인 당사자 스스로 선택해 사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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